‘꽃’ 그것과도 같은
싱그로운 풀들과 향긋한 꽃들, 분홍빛의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리는 그런 계절. 다양한 것들의 시작이 되는 그 계절 봄. 그들도 그 봄에 시작되었다.
윤기는 입에 문 담배의 끝에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는 윤기의 시야를 다 가려버릴 기세로 피어오르다가도 금방 우수수 흩어졌다. 흩어지는 담배연기 사이로 분홍빛의 벚꽃들이 흩날렸다. 회색의 거무스름한 배경에 분홍빛 벚꽃이라니 굉장히 안 어울렸다. 하지만 윤기는 마음에 든 건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계속해서 회색 배경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담뱃대가 고작 검지 두 마디 정도의 길이가 될 때 까지 피다가 발로 지져 껐다. 그리고 뒤를 도는 순간
아야
무언가가 부딪히는 작은 마찰음과 누군가의 짧은 신음이 울렸다. 윤기와 부딪힌 그 사람은 뭐가 그리 약한지 어깨 좀 부딪혔다고 넘어졌다. 무릎을 부여잡고 있는 걸 보아하니
"다친 것 같은데 손 좀 치워 봐요. 봅시다."
하필이면 바닥도 거칠어서인지 작은 밴드로는 택도 없을 정도로 꽤 크게 까졌다. 이미 피가 맺히기 시작했고.
쯧. 귀찮게 시리.
약국이나 편의점을 가서 연고와 밴드를 사올 생각도 하지 않고 이 근처에 사는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연고와 큰 밴드를 들고 와달라고 전한다. 그리고는 이제 곧 연고와 밴드가 올 거라고 말하며 고개를 아래로 가져가는 순간. 뭐라고 말 하는 그 사람의 말들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거의 모든 상황에서도 침착하던 심장이 갑자기 답지 않게 쿵쿵 울려대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든다.
그때 정말 타이밍 좋게도 부탁했던 동생 남준이가 도착했다.
"형, 무슨 일 이에요? 넘어졌어요?"
"....아, 어. 나 말고 이 사람."
"안녕하세요.."
그렇게 서로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고 상처를 치료해 준 뒤에 헤어졌다. 그 짧은 만남으로 알게 된 것은 그 사람의 이름은 박지민이라는 것 뿐 이였다. 윤기는 처음 느껴본 그 느낌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다시 만날 리 없기에 어영부영 넘어갔다.
어? 네가 왜 여기에.
여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독사가문의 막내아들이 성인을 맞이하여 파티를 열었다고 다양한 수인들을 초대했다. 독사가문의 베일에 감추어져있던 그 위대한 막내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는데 안 갈 수가 있나 가야지. 싶어서 온 그 파티에 왜 저번에 부딪혔던 박지민이 있는 것인지. 왜 독사가문의 막내아들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인지. 그 약하던 사람이 독사라고? 그것도 맹독을 지녔다던 막내아들? 물론 맹독을 지녔으니 신체적인 부분도 강할 것 이라는 건 어느 정도의 편견과도 가까운 생각인건 안다. 하지만 맹독을 지니지 않고 그저 일반인이라고 쳐도 연약해 보였는데. 그 위대한 독사가문의 그 막내아들이라니.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건 사자가문의 후계자로써 온 남준이도 마찬가지 인 듯 했다.
"형..저기 앉아 있는 독사가문의 막내아들이라는 사람.."
"맞아. 저번에 길에서 만난 그 사람."
그 지민씨가 독사 가문의 숨겨진 그 막내아들일 줄이야.. 라고 말하는 남준이의 말에 내적으로라도 엄청나게 공감한다. 하지만 마저 놀랄 겨를도 없이 많은 이들과의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래봬도 늑대가문의 후계자로 거의 확정된 윤기이니 많은 이들이 서로서로 달라붙으려 안달일 것 이다. 아니, 안달이였다. 독수리 가문은 고작 2번 마주쳤었던 것으로 과도한 친분과시 중 이고, 하이에나 가문은 수장이 자신의 딸 3명 모두를 데려와 인사를 시키고. 여우가문 수장의 외동딸 되시는 분은 직접 플러팅을 걸고... 윤기는 누가 주인공인지 까먹을 정도로 자신을 정신없게 만드는 이들에 진절머리가 났다. 그때 누군가 또 윤기의 어깨를 두드렸고, 윤기는 짜증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가
"저번에 마주쳤었죠?"
싱긋. 독사주제에 상큼한 열매마냥 웃는 이 사람을 보자 저번의 그 이상한 느낌을 또 받았다.
"누가 보면 윤기씨가 파티 주인공인 줄 알겠어요~ 늑대가 대단하긴 한가봐.."
"대단하긴 하다만 독사들도 비슷하지 않아요?"
"글쎄요. 그동안 뒤에서 쪼잔하게 숨어있었다고 그러는 건지 석연찮다는 눈빛으로 보네요. 다들."
저번에 길에서 마주쳤을 때는 몰랐는데 꽤나 성깔이 있나보다. 윤기주위에 있던 다른 이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또박또박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보니 말이다. 몇몇 사람들은 분위기 파악을 하고 슬쩍 빠지거나 지민이에게 인사하기 시작했다.
'가증스러운 것들.'
어쨌든 관심이 어느 정도 돌려진 이 틈을 타서 테라스로 빠져나왔다.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입에 물고서 라이터를 꺼내는 동시에 하늘을 쳐다봤다. 그런데 하늘이 정말 너무 예뻤다. 제각각 반짝이는 자그만한 별들과 가장 밝게 빛나는 달. 또 은은한 구름들 까지. 그냥 그림 같았다. 아름다운 하늘을 보고 잠시 멈췄던 움직임을 이어 움직여서 라이터를 꺼내고 담배 필터 끝에 불을 붙였다. 역시 회색의 연기들은 이번에도 윤기의 시야를 다 잡아먹을 기세로 피어오르다가도 금방 우수수 흩어졌다. 그런데 왜인지 그 안 어울리던 분홍빛의 벚꽃이 없으니 괜히 더 공허해 보인다.
귀찮게 들러붙긴 해도 없는 것 보단 있는 게 낫네.
..이제 가야겠다.
원래 파티 같은 것이 체질도 아닐 뿐더러 담배 피는 맛이 안 나서 윤기는 금방 자리를 떴다.
며칠 후.
신입환영식을 안 갔었던 윤기는 몰랐지만 신기하게도 독사 박지민과 늑대 민윤기가 같은 과였다. 그 둘은 자연스레 강의실이나 과방에서도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대화도 하다 보니 어느새 꽤나 친해져있었다.
-형, 오늘 수업 언제에요?
전화번호도 주고받고 연락도 할 만큼.
-방금 끝난 수업이 다야.
말도 놓을 만큼.
-같이 밥이나 먹을래요?
-주소 보내
형, 왔어요?
도착한 곳은 삼겹살 집. 지민은 이곳 단골인 듯 사장님과도 친근하게 대화했고, 메뉴도 “항상 시키던 거 두배로 주세요!” 라고 할 정도였다. 생긴 건 스테이크 써는 거나 좋아할 것 같이 생겼으면서 삼겹살 집 이라니. 라고 생각하는 나의 표정을 읽은 것 인지 지민은 알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맵고 달고 짜고 그런 것들이 좋더라고요.”
..왜?
“그렇게 대놓고 이해 못 한다는 눈빛은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저도 다 나름 사연이 있어요!”
“삼겹살 좋아하는데 사연은 무슨 사연.”
“..이런 걸 먹어 보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그러냐.”
“맛있어 보이잖아요.”
그런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시켰던 삼겹살들과 소주가 왔다.
치이익-
삼겹살은 맛있게 구워지고, 술은 쭉쭉 넘어가고, 손님들도 없으니. 아무런 이야기가 막 튀어 나왔다.
“야. 지민아.”
“네 형..”
“너 독이 너무 강한 거 아니냐?”
“...에?”
“아니..독이 스치지도 않았는데 너랑 있으면 심장이 아프고 머리가 어지러워. 얼마나 강한 독이기에 이러냐. 응?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뭐가“
”내 근처 사람들 중 독에 안 닿았는데도 아프다는 사람 못 봤어요.“
”그럼 왜 이러지..“
형이 독에는 약한가보죠.. 헐 그러면 내가 형 이길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아요?
라며 또, 또 웃는 너를 보는데 갑자기 깨달았다.
이게 그 사랑이라는 건 아닌가. 하고.
- - -
집에 와서 계속 생각했다. 이게 그 사랑이라는 건지. 내가 지민이를 좋아하는 건지. 생각해본다고 해서 결론이 바뀌진 않았다. 나는 지민이를 좋아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깨달았는데도 딱히 변한 것이
있었다.
-형,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
평소와 같은 너의 문자 한 번에 수십, 수백번은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너는? 이라고 되물어 보면 괜히 좋아하는 것이 티 날까. 응 이라고만 보내면 너무 무정할까. 결국 해답을 찾지 못 해서 예전의 답을 똑같이 보냈다. 구질구질 했지만 나로서는 최선이었다.
그 외에도.
”형. 이 영화 봤어요?“
”응“
안 봤는데.
”형, 밥 먹었어요?“
”응“
배고파.
등등등.. 너무 어색해졌다. 사랑이 뭐라고 이렇게 어려운 건지.. 지금의 나는 연필은 처음 잡은 아이의 글씨체 마냥 서툴고 어지러웠다.
그렇게 겨우겨우 어색함을 무시하고 지내던 어느 날. 항상 나보다 일찍 강의실에 앉아 있던 지민이가 수업이 시작될 때 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걱정이 된 나는 지민이에게
-지민아 수업 안 오냐. 1
-지민아. 1
-지민아? 1
-박지민 어디야. 1
-어디 아파? 1
연락을 여러번 넣었지만 읽지도 않는 지민이에 걱정을 참지 못하고 수업 도중 빠져 나와 지민이의 집으로 달려갔다. 이전에 술 먹으러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도착해서 문을 부서져라 두드리자 지민이에게서 전화가 왔고 아주 작게 들리는 ”삼..구 일 팔..“ 이라고 말 하는걸 용케 알아듣고 문을 직접 열고 들어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지민이의 방으로 향해서 벌컥 문을 열었더니 보이는 건 후끈후끈한 열기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이불을 감싸 안고 끙끙 앓고 있는 지민이의 모습이었다. 왜 아프냐고 했더니 대답은 않고 주방의 약과 물 좀 가져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기에 못 이기고 약과 물을 가져다주었다. 그랬더니 지민이는 금방 잠들어버렸고 아픈 지민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인터넷에 검색 후 따라 했다. 수건을 차가운 물에 적신 후 쥐어 짜내고 온 몸의 땀을 닦아내었다.
그렇게 있기를 한참. 열기도 꽤 가신 것 같고 지민이의 가족들이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데 계속 있기에도 뭐 해서 일어섰다. 그대로 돌아 나서려는데 덥석. 지민이가 나를 붙잡았다.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싶어서 가만히 기다리니 지민이가 입을 열었다.
”형...“
”왜“
”왜...왜 나 오해하게 만들어..?“
기어들어가는, 다 쉬었고 잠에 취한 듯 웅얼거리는 목소리였지만 확실하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다. 뒤통수가 얼얼했다. 그렇게나 스스로 어색해 했으면서 왜 지민이가 알아챌 거란 생각을 안 했을까. 벙 쪄서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지민이가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오해가 아닌 거 알아. 그런데 왜 나를 기다리게 해? 나 좋아하잖아.. 그럼 나 안 힘들게 해야지..“
”..“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걸까.
”...바보야 상 다 차려줘도 못 받아먹네. 좋아해 형. 나 사실 파티에서 형 멋지게 입고 온 거 봤을 때 반했어. 진짜.. 진짜 멋있어서.. 반했어. 형은? 형도 말해줘.“
”..삼겹살 집에서 네가 웃었을 때. 깨달았어.“
”그거 참 무드 없다..“
”응 그러게.“
”..형.“
”응.“
”좋아해요.“
응. 나는 사랑해.
.
.
.
.
그 뒤로 우리는 한 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애썼다. 항상 함께 했다. 지민이는 이미 집에 나와 연애한다는 걸 알리고 나와 내 집에서 동거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강의 시간이 안 맞을 때면 항상 과방에서 기다리고 만나면 데이트 하고 집에서 오붓하게 영화도 보고. 같이 밤샘 과제도 하고. 같이 지각하기도 하고. 밤을 함께한 후 아침이 다 오기 전 새벽에 서로 다 털어놓으며 고민을 말하기도 하고.
정말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예쁜 사랑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어쩔 수 없이 최소 3일 최대 일주일 정도는 학교도 쉴 정도로 바빠서 지민이와 떨어져야만 했다. 너무 싫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금방 끝내고 돌아가기로 했다. 지민이도 보고 싶은 마음 최대한 내리 누르고 나를 기다려 주기로 했다.
분명.
기다려 준다고 약속했는데.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움직이던 도중 갑자기 독사가문에게서 수장도 아닌 나에게 매우 급한 일이라며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입니까?
-지민이, 지민이가..
뭐라고 하셨습니까.
지민이가 쓰러졌어요.
전화가 끊기자마자 일이고 뭐고 다 때려 치고 지민이가 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도착하니 지민이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호흡 중 이였고 의사와 간호사 그 누구도 없었다.
”감히 어떤 미친 의사가 독사가 쓰러졌는데 자리에 없습니까. 제가 당장,“
”제가 다 내보냈어요. 의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걸 제가 잘 알고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애초에 지민이는 왜 쓰러졌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거 에요?“
”뭐를..“
....지민이는요. 독사가문 대대로 이런 강력한 독은 없다고 할 수준의 독을 가지고 있었어요. 지민이의 독은 사람의 피부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그 부위는 녹아내리다 못해 썩어서 덩어리 채로 떨어져 나갔죠. 그에 우리 가문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1살 채 되지 않았을 때 갑자기 엄청나게 아팠어요. 무슨 일인가 하고 병원에 데려갔을 때 의사에게 들은 말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죠. 맹독을 지닌 독사의 몸이 독을 잘 받아내지 못 하는 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 지민이는 목숨을 연장하듯이 살아왔고 올해가 마지막일 수밖에 없다는 의사의 말에 하고 싶다는 걸 다 해주고자 대학도 보내주고 파티도 열었던 것이에요.
지민이의 어머니께서 하시는 모든 말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못 하고 다 귀 언저리에서 맴돌기만 하였다. 유일하게 머릿속으로 들어온 문장이라고는 ‘올해가 마지막.’ 뿐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지민이는 죽는 다는 말인가? 이렇게? ..아니잖아 아직 올해는 많이 남았어. 아직 여름도 되지 않았는데. 우리가 만난 그 계절 아직 봄인데. 왜 벌써 그러는 거야.
지민이가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형. 나는 ‘그저‘라는 말이 좋아.
왜?
무슨 일 이든 ’그저‘ 라는 말이 붙으면 별일 아닌 것 같잖아. 그게 좋아?
응. 불행한 일이 있을 때 ’그저‘ 라는 말을 붙이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러네.
그래. 지민아. 너는 지금 ’그저‘ 잠시 쓰러진 거야. 절대 죽지 않아.
제발. 죽지 마라.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는 기적 따위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우리는 항상 그랬다. 무엇이든 갑작스러웠지. 갑작스럽게 마주치고 갑작스럽게 반하고 갑작스럽게 사랑하고 갑작스럽게 헤어졌다. 마지막은 그래도 갑작스럽지 않아도 괜찮은 거잖아. 왜 우리는 끝까지 갑작스러워야해? 우리는 둘이서 대학 시험도 함께 쳐보지 못 한 채 이별을 마주했다.
파릇파릇 했던, 마냥 아름답기만 했던 그들의 시작.
그들은 서로에게 물들수록 아름다운 한 떨기의 꽃처럼 붉게, 시뻘겋게 변해갔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한 떨기의 아름다웠었던 꽃이 결국 시드는 것처럼 그들도 역시 시들었다.
꽃이 메말라 가고 꽃잎은 하나하나 바스러졌다.
아름다웠던 모습은 사라지고 그 어떤 것 보다 처참해진다. 시드는 꽃은 굳이 건들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사라진다.
그들은 꽃과도 같이 아름다웠고
꽃과도 같이 시들었다.
꽃은 너무나도 약해서 항상 갑자기 시들곤 했다.
싱그로운 풀들과 향긋한 꽃들, 분홍빛의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리는 그런 계절. 다양한 것들의 시작이 되는 그 계절 봄. 그들은 그 봄에 끝났다.
The end.